다큐멘터리 사진작가, 故 최민식의 사진들 5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故 최민식
“ 유럽인이 만든 작은 사진기에, 미국 코닥사의 흑백 필름을 넣어 어깨에 둘러메곤
50年代 중반부터 조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거리로 나섰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내가 카메라라는 도구를 눈에 들이댔을 때 망막을 통해 들어온
피사체는 다름 아닌 상처 입은 동족의 슬픈 얼굴이었다.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호옥 숨 한 번 쉬고 국숫발을 빨아올리는 어떤 한 여자아이였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이중 삼중 뼈휘는 노동을 해야 하는 여인.
조국의 번영을 말하는, 선거 벽보 밑에서 막 잠이 든 가난뱅이.
굵은 주름이, 이마를 덮은 지친 노동자.
하루 종일 일나간 부모를 기다리다, 해질녘 기어코
슬픔을 못 이겨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이들의 슬픈 모습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나의 머리에 읽혀지고
또 가슴을 두드리는 멍으로 전해져 왔었다. ”
부산의 용두산 공원 입구에서 · ’68
부산에서
부산의 자갈치 시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