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바아지니아 울프의 生涯(생애)와
木馬(목마)를 타고 떠난 淑女(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木馬(목마)는 主人(주인) 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傷心(상심) 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少女(소녀)는
庭園(정원)의 草木(초목) 옆에서 자라고
文學(문학)이 죽고 人生(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愛憎(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木馬(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孤立(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作別(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女流作家(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燈臺(등대)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未來(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木馬(목마) 소리를 記憶(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意識(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바아지니아·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靑春(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人生(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낡은 雜誌(잡지)의 表紙(표지)처럼 通俗(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木馬(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
출생 : 1926년 8월 15일
출생지 : 강원도 인제군 인제면 상동리
사망 : 1956년 3월 20일 밤 9시
사망지 : 서울시 세종로 135번지
現 :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사옥 뒤
향년 : 30세
사인 : 1956년 소설가 故 이상의 기일때 4일 동안 폭음한 것이 급성
알콜성 심장마비로 이어져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그는, 195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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