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 애고, 도솔천아 · ’91
정태춘 · 박은옥 발췌곡집 2, 정규 앨범의 수록곡
작사 · 작곡 : 정태춘
간다 · 간다, 나는 간다
선말 고개 넘어간다. 자갈길에 비틀대며 간다
도두리뻘 뿌리 치고 먼데 찾아 나는 간다. 정든 고향 다시 또 보랴
기차나 탈 꺼나 · 걸어나 갈까나.
누가, 이깟 행차에 흥난다고 봇짐 든든히 쌌겠는가?
시름짐만 한 보따리
간다 · 간다, 나는 간다
길을 막는 새벽안개 동구 아래 두고 떠나간다
선말산에 소나무들 나팔소리에 깨기 전에 아리랑 고개만 넘어가자.
간다 · 간다, 나는 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 행로 홀로 떠돌아 간다
졸린 눈은 부벼 뜨고 지친 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드메냐?
기차나 탈 꺼나 · 걸어나 갈까나.
누가, 등 떠미는 언덕 너머 소매 끄는 비탈 아래
시름짐만 또 한 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풍우설운 등에 지고 산천 대로 소로 저자길로
만난 사람 헤어지고 · 헤진 사람 또 만나고
애고 오, 도솔천아.
기차나 탈 꺼나 · 걸어나 갈까나. 누가 노을 비끼는 강변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딜 가고
간다 · 간다, 나는 간다
빈 허리에 뒷짐 지고 선말 고개 넘어서며 오월산에 뻐꾸기야
애고 오, 도솔천아
도두리뻘 바라보며 보리원의 들바람아
애고 오, 도솔천아
애고 오, 도솔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