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 킬리만자로의 표범 · ’85
8집 정규 앨범, 허공의 수록곡
작사 : 양인자
작곡 : 김희갑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 덮힌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그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 것을 위안해 줄 아무 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이라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의 건배를.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하리.
조용필 40주년 기념 공연 오프닝 영상(킬리만자로의 표범)
최성수 - 남 · 남 (0) | 2015.06.14 |
---|---|
최성수 - 그대는, 모르시더이다 (0) | 2015.06.14 |
4월과 5월 - 영화를 만나 (0) | 2015.06.13 |
4월과 5월 - 옛사랑 (0) | 2015.06.12 |
4월과 5월 - 장미 (0) | 201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