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 박인수 - 향수(鄕愁) · ’02
이동원의 Best 앨범, 추억의 골든 포크 송의 수록곡
작시 : 정지용
작곡 : 김희갑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거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 꿈엔들 · 꿈엔들
잊힐리야.
테너 - 박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