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 작은 연못 · ’04
김민기 앨범, Past Life Of 김민기의 수록곡
작사 · 작곡 : 김민기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진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속엔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 놈 살이 썩어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물속 깊이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곤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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